[두터뷰] 캄보디아 왕립학술원 킨 페아 박사 “국경 분쟁, 정치적 이용 멈춰야”

[두터뷰] 캄보디아 왕립학술원 킨 페아 박사 “국경 분쟁, 정치적 이용 멈춰야”

두니아는 캄보디아와 타이 국경 분쟁과 관련해 캄보디아 왕립학술원(RAC)의 킨 페아(Kin Phea) 박사(국제관계연구소 사무총장)를 인터뷰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배경에 깔린 복잡한 정치적 셈법과 해결 방안을 밝혔다.

현재 캄보디아-타이 국경 분쟁의 직접적인 원인과 그 이면의 정치적 요인은 무엇인가?

=표면적으로는 국지적인 군사 충돌, 휴전 약속에 대한 엇갈린 해석, 그리고 현장에서의 일방적인 물리적 조치들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더 깊은 구조적 요인이 있다. 해결되지 않은 국경 획정 문제, 제도적 불신, 국경 메커니즘의 정치화, 그리고 타이 내 민족주의 서사와 군부 이익의 지속적인 영향력이 바로 그것이다.

캄보디아가 주장하는 '1904년 프랑스-시암 조약'과 '당그렉 산맥 지도'의 법적 정당성은 어떠한가?

=국제법, 특히 '점유권 존중(uti possidetis juris)' 원칙과 국제사법재판소(ICJ)의 판결에 따르면 식민지 시대 조약과 부속 지도는 강력한 법적 효력을 갖는다. 1904년 및 1907년 프랑스-시암 조약과 당그렉 지도는 여전히 법적으로 유효한 기준점이며, 이는 1962년과 2013년 ICJ 판결로도 재확인됐다. 실효적 지배가 법적 권원을 앞설 수는 없다.

이번 국경 긴장이 양국 내부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민족주의를 결집하기 위해 의도됐다는 시각이 있다.

=타당한 우려다. 국경 긴장은 종종 엘리트들의 정치적 역학 관계에 의해 형성되지만, 그로 인한 인명 피해는 평범한 시민과 최전방 군인이 짊어진다. 역사적으로 타이의 정치적 불안정 시기는 캄보디아 국경의 긴장 고조와 빈번하게 일치했는데, 이는 국내 정치적 압력이 국경 분쟁을 통해 외부로 표출돼왔음을 시사한다.

훈 마넷 정부와 타이 정부의 관계가 실질적인 평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가?

=가능성은 있지만, 정치적 선의가 제도적 실행으로 옮겨질 때만 가능하다. 지속 가능한 평화는 개인적 친분보다는 합동경계위원회(JBC)나 일반국경위원회(GBC) 같은 메커니즘을 강화하고, 휴전 약속을 이행하는 데 달려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타이 군부가 민간 정부에 국경 문제를 국제법에 따라 관리할 전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소셜 미디어를 통한 양국 네티즌 간의 '디지털 민족주의' 충돌이 심각하다. 이것이 외교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디지털 민족주의는 불신을 가속화하고 타협을 위한 정치적 공간을 좁힌다. 특히 타이에서는 온라인 행위자들이 캄보디아를 상대로 '정보전'을 펼치며 국내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외교적 유연성을 제약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자들은 법적 사실을 명확히 하고 가짜 뉴스에 맞서 증거 기반의 대화를 촉진하는 안정화 역할을 해야 한다.

타이만(Gulf of Thailand)의 중첩수역(OCA) 개발과 관련해 경제 협력과 주권 문제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맞춰야 하는가?

=국제적 관행상 주권 주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잠정적인 공동 개발은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안전장치와 투명성, 그리고 상호 신뢰가 필요하다. 경제 협력은 영토 주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점진적으로 진행돼야 하며, 경제적 이익이 국가의 영토적 통합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2013년 ICJ 판결 이후 중단된 국경 획정 작업을 재개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무엇인가?

=가장 현실적인 길은 2000년 양해각서(MOU)에 따른 단계적 기술 협의를 재개하는 것이다. 중립적인 제3자의 기술 지원을 받고 국내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차단돼야 하며, 일방적인 물리적 조치에 대한 모라토리엄(중단)을 병행해야 한다. 향후 10년 내 국경 지도 완성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인데, 가장 큰 변수는 국경 문제에 대해 민간 정부보다 우위에 있는 타이 군부의 영향력이다.

국경 근처의 이재민 문제와 타이 군의 군사적 움직임에는 어떤 입장인가?

=양국 정부는 정치를 떠나 피란민의 안전한 통행과 복귀를 보장하는 '인도주의적 회랑' 설치에 시급히 합의해야 한다. 또한, 캄보디아는 타이가 설치한 컨테이너 장벽이나 철조망을 정당한 주권 행사가 아니라 신뢰를 훼손하는 '기정사실화(fait accompli)' 행위로 간주한다. 타이 군이 범죄 조직 소탕을 명분으로 캄보디아 영토 내 시설을 공습하는 것 역시 국제법상 동의 없는 월경 행위이며, 어떠한 무력 사용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인터뷰 및 번역: 이슬기 skidolma@thedunia.org

카피에디팅: 조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