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갚는 데만 10년, 자카르타 내 집 마련의 현실

계약금 갚는 데만 10년, 자카르타 내 집 마련의 현실

By 이스라엘 템미 (Israel Temmie)

  • 자카르타 중위소득(월 600만 루피아) 근로자 기준, 저가 아파트 계약금만 모으는 데 약 10년이 걸릴 정도로 소득과 집값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 자카르타에서 아파트·주상복합 개발은 활발하지만 공급 대부분이 고급 물량에 쏠려 있어, 실제 서민이 감당할 수 있는 주택은 도심에서 사실상 사라졌다.
  • 결국 많은 주민들이 브까시(Bekasi)·데뽁(Depok)·땅그랑(Tangerang) 등 외곽으로 밀려나 하루 2~3시간 통근을 감수하며,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 자체를 낮추고 있다.

자카르타 –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외곽, 미완성된 주택 단지들과 좁은 진입로들이 이어지는 곳에서 리안(Rian)은 새벽이 오기 전에 잠에서 깬다. 오전 5시 15분까지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통근 열차역으로 향하며, 도심의 상업지구까지 거의 두 시간이 걸리는 여정을 시작한다. 

그는 더 이상 자카르타에 살지 않는다. 그럴 만한 형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에는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도시에서 작은 집이라도 살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가 말한다. “이제는 그저 쉰 살이 되기 전에 대출금을 다 갚을 수 있는 집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수치가 상식적으로 맞지 않기 시작할 때

리안은 한 달에 약 600만 인도네시아 루피아를 버는데, 이는 자카르타의 중위 소득과 거의 일치한다. 서류상으로 따지면 그는 자카르타의 성장하는 중산층 인구에 해당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도에서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점점 더 불가능한 상황이다. 왜일까?

자카르타 전역에서 부동산 가격은 임금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했다. 인도네시아 중앙통계청(BPS)의 자료와 부동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도심 지역의 소박한 아파트조차 8억에서 15억 루피아(한화 약 6,300만-1억 1,900만 원) 사이이며, 많은 지역의 단독주택은 대개 20억 루피아(한화 약 1억 5,880만 원)를 넘어선다.

월 600만 루피아를 버는 사람에게 이 계산법은 금세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된다. 만약 구매자가 수입의 30%인 매월 약 180만 루피아를 저축할 수 있다고 해도, 현재 가격 기준으로 저가형 아파트의 20% 계약금을 마련하는 데만 거의 10년이 걸릴 것이다. 실제로 이 일정은 인플레이션, 부동산 가치 상승, 또는 예기치 못한 지출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으로 그 기간은 더 길어질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용하기 어려운 주택담보대출까지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인도네시아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공식 고용 상태, 낮은 부채 부담, 그리고 상당한 초기 자본을 요구한다. 많은 젊은 노동자들, 특히 가족의 지원이 없는 이들에게 이러한 조건은 본격적으로 집을 알아보기 훨씬 전부터 주택 소유를 꿈도 꾸지 못하게 만든다. 

주택 연구원들과 도시 정책 분석가들은 소득과 부동산 가격 사이의 이 커지는 격차가 자카르타의 도시 미래를 형성하는 결정적인 압박 요인 중 하나라고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주거 접근성으로 이어지지 않는 자카르타 개발 열풍

지난 10년 동안 자카르타의 스카이라인은 크게 변했다. 고층 아파트, 외부인 차단 주택 단지, 그리고 복합 용도 개발이 도시 전역에 급증했으며, 이들은 종종 체육관, 수영장, 통합 쇼핑 공간과 같은 편의시설을 내세워 마케팅된다. 그러나 건설 증가가 주거 비용 부담 완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신규 주택 공급의 대부분은 개발자들에게 수익성이 더 매력적인 고급 개발 사업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최초 주택 구매자를 위한 중저가 주택은 수요가 가장 높은 도심 지역에서 여전히 매우 한정적이다. 

정부 지원 주택담보대출 프로그램을 포함한 정부 지원 주택 계획이 최근 몇 년 동안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이런 혜택들은 토지 가격이 계속해서 치솟는 자카르타 내부보다는 위성 도시에서 이용하기가 더 쉬운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주택 자체는 존재하지만 대다수 주민들의 소득 수준을 반영하는 가격대의 주택은 존재하지 않는 시장이 형성됐다.

영구적인 조건이 되어버린 월세 생활

주택 소유 시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에게 월세 형태의 임대가 항상 안정적인 대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도심 지역에서는 작은 아파트나 원룸조차 월 소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 하숙집 형태의 '코스(kos)'를 포함한 더 저렴한 대안들은 접근하기는 쉽지만 공간, 사생활, 기초 인프라 면에서 타협을 감수해야 한다. 

직장 때문에 중부 자바에서 자카르타로 이주한 아유(Ayu)는 서자카르타의 단칸방을 나누어 쓰고 있다. 

“이것이 제가 돈을 조금이라도 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그녀는 말한다. “회사와 더 가까운 곳으로 이사하면 제 월급은 전부 방세로 사라질 거예요.” 많은 이주 노동자들처럼 그녀도 안락함을 희생해가며 직주근접과 주거 비용 부담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잡는다.

주변부에서의 삶

주거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더 많은 주민들이 브까시(Bekasi), 데뽁(Depok), 땅그랑(Tangerang)을 포함한 자카르타 주변 도시의 외곽으로 떠밀려 나고 있다. 이 지역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를 제공하지만, 계량하기 어려운 비용이 수반된다. 매일 2~3시간에 달하는 통근 시간은 일상이 되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이러한 패턴을 자카르타 성장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지적해 왔다.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주택이 아니라 도심에서 멀어지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는 뜻이다. 도시에 직장을 얻고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통근시간을 포기하는 것이다. 

리안과 같은 노동자들에게 이런 식의 타협과 절충은 일상적이다. “당신은 자카르타에 진짜 살고 있는 게 아니에요.” 그가 말한다. “그저 거기서 일만 하는 거죠.”

자가 마련의 꿈을 재고하다

인도네시아에서 주택 소유는 오랫동안 안정과 성공이라는 관념과 연결되어 왔다. 많은 가정에게 집을 소유한다는 것은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구체적 기대다. 그러나 자카르타에서는 그런 기대가 변화하고 있다. 

젊은 주민들은 '꿈의 집'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점차 그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일부에게는 단독주택 대신 더 작은 아파트에 안주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이들에게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집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는 가까운 미래에 내 집 마련이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정해진 경로가 있다고 생각하며 자랐어요.” 아유가 말한다. “학교, 직장, 그리고 집. 하지만 집이라는 부분은 손에 닿지 않는 것처럼 느껴져요.”

개인의 노력을 넘어서

주거난을 개인의 재정적 문제로 치부하기는 쉽지만 자카르타에서 이 문제의 규모는 훨씬 더 거대한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다. 바로, 임금 상승률은 치솟는 토지 및 부동산 가치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카르타의 도시 개발 패턴은 계속해서 고급 프로젝트를 선호하고 있다. 신용 대출에 대한 접근성은 여전히 불균등하며, 특히 비공식 부문이나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있는 노동자들에게 더욱 그렇다. 

이 모든 요인들을 살펴보면, 주택 소유는 개인의 노동 소득뿐만 아니라 기존의 자본 접근성, 가족의 지원, 그리고 타이밍에 좌우되는 시스템에 따라 결정되는 문제가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제는 개인이 충분히 저축하고 있는지 여부라기보다, 경제와 부동산 금융 시스템 자체가 주택 소유를 향한 현실적인 경로를 허용하고 있는지 여부이다.

미래에 일어날 일들

공공주택 실험부터 최초 주택 구매자를 겨냥한 금융 지원 제도에 이르기까지 주거 비용을 낮추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수요의 규모에 비해 자카르타 내부에서의 지원 범위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정책, 계획 또는 시장 유인책의 중대한 변화가 없다면, 소득과 주거 비용 사이의 격차는 지속될 것이다. 많은 주민들에게 이는 기대 즉 꿈과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안은 자카르타 시내에서 집을 찾는 것을 중단했다. 대신 그는 도시에서 훨씬 더 멀리 떨어진, 가격이 더 저렴하고 소유가 아득할지라도 실현 가능해 보이는 곳에 집을 사기 위해 저축하고 있다. “예전에 상상했던 모습은 아니에요.” 그가 말한다. “하지만 지금 내가 실제로 노력해 얻을 수 있는 결과물입니다.”


취재 이스라엘 템미(Israel Temmie) - temmiextreme@gmail.com

번역 이슬기 - skidolma@thedun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