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인민당(CJP) 시위’ 유혈 진압, 인도는 왜 납탄환총 포기 못하나?

‘바퀴벌레인민당(CJP) 시위’ 유혈 진압, 인도는 왜 납탄환총 포기 못하나?

By 이르판 아민 말릭(Irfan Amin Malik)

뉴델리 – 지난 7월 20일, 25세의 셰이크 이르샤드 만수리(Shaikh Irshad Mansoori)가 뉴델리에서 열린 바퀴벌레인민당(Cockroach Janta Party)의 의회 행진 시위에 참여했을 때만 해도, 그는 평화로운 시위를 마치고 구루그램(Gurugram)에 있는 집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민간 기업 직원인 그는 코넛 플레이스(Connaught Place)의 팔리카 바자르(Palika Bazaar) 인근에서 벌어진 시위 현장에서 납탄환총을 맞았고, 눈, 얼굴, 목에 박힌 납탄환(pellet)을 추출하는 수술을 받게 됐다. 

"납탄환이 내 얼굴, 목, 어깨를 관통했고 피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사람들이 내 얼굴에 천을 씌운 뒤 오토바이에 태워 병원으로 급히 데려갔다." 만수리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만수리의 경험은 청년들이 주도한 바퀴벌레인민당 시위와 그 현장에서 벌어진 납탄환총 부상 피해의 단면이다. 수천 명의 청년들이 델리 중심가로 몰려나온 이유는 인도 입시제도의 비리였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의대 입학 시험(NEET)에서 발생한 시험지 유출 사건이다. NEET는 무려 220만 명이 넘는 의대 지망생들이 수년간 준비해서 치르는 의사가 되기 위한 유일한 관문이다. 올해 7월 이 시험을 둘러싼 조직적인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험 자체가 취소되고 말았다.

델리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납탄환총을 사용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현장에서 보고된 납탄환 부상 피해는 인도 사회가 지난 16년 이상 벌여온 논쟁을 다시 점화시켰다. 납탄환총으로 인한 사망, 실명, 영구 장애의 기록이 가득한 상황에서 왜 이런 ‘비살상’ 무기가 계속 사용되고 있는가가 논쟁의 핵심이다.

100명의 죽음 이후 도입된 실탄의 ‘대안’ 납탄환

인도에서 납탄환이 처음 사용된 지역은 인도령 잠무·카슈미르(Jammu and Kashmir)다. 이곳에서 납탄환총의 적법성 논쟁은 이미 오래됐다.

납탄환총은 2010년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군대가 거리 시위를 진압하던 중 약 100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이후 도입됐다. 당시 인도 보안군에게는 실탄을 대체할 대안이 필요했다. 단 한 발의 카트리지에서 수백 개의 작은 납 투사체를 뿜어내는 펌프 액션 총기류가 군중을 제어하기 위한 ‘비살상’ 선택지로 떠올랐다.

2010년 8월 30일, 인도령 카슈미르 여름 주도 스리나가르(Srinagar)에서 57km 떨어진 아난트나그(Anantnag) 출신의 13세의 7학년 중학생 이르샤드 아흐마드 파레이(Irshad Ahmad Parray)가 거리 시위 도중 발사된 납탄환에 맞았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납탄환들이 소년의 복부, 가슴, 팔을 관통했으며,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끝내 숨졌다. 파레이의 죽음은 납탄환총이 가진 본질적인 결함에 대한 조기 경고였다. ‘비살상’이라는 명칭과 ‘실제로는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 사이의 심각한 간극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후 스리나가르의 셰르-이-카슈미르 의학연구소(Sher-i-Kashmir Institute of Medical Sciences, SKIMS) 의료진이 발표한 연구는 그 피해 규모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연구진은 2010년 소요 사태 당시 납탄환총 부상으로 치료받은 환자 198명을 조사했다. 그중 6명이 사망했고, 입원이 필요했던 환자 80명 중 43명이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은 피부 표면의 가벼운 상처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의료진은 복부, 가슴, 혈관, 목, 그리고 안구 부위의 손상을 기록했다. 안구 부상을 입은 환자 11명 중 7명이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 중 5명은 다친 쪽 눈의 시력을 잃었고, 양쪽 눈 모두에 납탄환을 맞은 환자 1명은 완전히 실명했다. 조사 대상 환자 중 가장 어린 아이는 겨우 6세였다. 

연구진은 납탄환총 타격을 단순한 표면 상처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납탄환 상처 자체는 대수롭지 않아 보일 수 있으나, 그것이 신체 조직을 파괴하고 머리, 가슴, 복부에 심각한 부상을 유발할 잠재력을 간과한다면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연구진은 또 납탄환총 부상 환자를 일반적인 총상 환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것을 권고했다. 무기 도입의 기저에 깔린 전제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납탄환총(펌프 액션 산탄총)은 흥분한 군중을 통제하기 위해 도입된 온건하고 새로운 수단(비살상 무기)으로 평가받지만, 실상은 결코 온건하지 않다. 이는 심각한 부상과 함께 장애 및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무기다."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납탄환총 사용을 극도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전면 배제하거나 근접 사격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 요원들에게 더 나은 훈련을 제공할 것을 권장했다. 

그러나 파레이의 비극적인 사망 이후에도 이 무기의 사용은 계속됐다. 오히려 납탄환총은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인도 보안군의 표준 군중 통제 수단으로 굳어졌다. 

사냥용 산탄총이 군중 통제 무기가 되기까지 

잠무·카슈미르 무장경찰 소속의 34세 순경에 따르면, 이 무기는 원래 사냥용으로 설계된 표준 12게이지 펌프 액션 산탄총이다. 단 한 발의 카트리지로 수백 개의 납탄환을 한 번에 비산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군중 통제용으로 개조됐다. 

그는 두니아와의 인터뷰에서 "카슈미르에서 보안군은 주로 6호와 9호 카트리지를 사용했다. 6호 카트리지에는 지름 2.79mm 크기의 납탄환 약 300개가 들어 있고, 9호 카트리지에는 지름 2.30mm의 더 작은 납탄환 약 600개가 들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탄환들은 발사된 이후 하나의 덩어리로 날아가지 않는다. 대신 탄환들이 원뿔 모양으로 넓게 퍼지며 사방으로 흩어지기 때문에 정밀한 표적 조준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사격 반경 내에 있는 시위대는 물론 구경꾼이나 행인까지 무차별적으로 납탄환 세례를 받게 되는 것이다. 

공식 지침에는 보안 요원들이 50피트(약 15미터) 이상의 거리에서 하반신을 겨냥해 발사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더 가까운 거리에서 사격할 경우, 납탄환이 퍼질 시간이 부족해 고속의 집중된 금속 덩어리로 인체에 부딪히며 신체 조직을 관통하고 뼈와 내부 장기를 파괴한다.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나타난 의료 기록들은 탄환이 허리 아래로만 향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납탄환총 피해자 6,000여 명과 '대규모 실명 위기' 

납탄환총은 2016년 무장 단체 히즈불 무자헤딘(Hizbul Mujahideen)의 사령관 부르한 와니(Burhan Wani)가 사살된 이후 훨씬 대대적으로 사용됐다. 잇따른 격렬한 시위와 충돌 속에서 스리나가르의 병원들은 안구가 파열되거나 손상된 납탄환총 부상자들로 가득 찼다. 

2018년 당시 잠무·카슈미르 주 총리였던 메부바 무프티(Mehbooba Mufti)가 주 의회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2016년 7월 8일부터 2017년 2월 27일 사이에만 6,000명 이상이 납탄환총으로 인해 부상을 입었다. 

이 중 728명은 눈에 직접적인 부상을 입었고, 최소 54명은 영구적인 시력 장애를 얻었다. 인권 단체들과 납탄환총 피해자 연합 단체들은 실제 실명 피해자 수가 이보다 훨씬 높은 100명에서 350명 사이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도 의회 공식 기록에 따르면, 2016년 7월과 2017년 8월 사이에만 17명의 민간인이 납탄환총 부상으로 사망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 참상을 "대규모 실명 위기(mass blinding crisis)"라고 정의했다. 

이 비극적인 피해자 중 한 명은 14세의 나이에 시력을 완전히 잃은 소녀 인샤 무쉬타크(Insha Mushtaq)다. 무장 대원 와니가 사살된 지 사흘 뒤인 2016년 7월 11일, 바깥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는 동안 인샤는 인도령 카슈미르 남부의 쇼피안(Shopian)—카슈미르의 '사과 마을'로도 알려진 곳—에 있는 집의 창문을 열어봤을 뿐이다.

보안군이 쏜 납탄환 세례가 그녀를 덮쳤다. 인샤는 수차례 수술을 거쳤지만 시력은 끝내 복구되지 못했다. 

인접한 풀와마(Pulwama) 지역 로무(Rohmoo) 마을에 살던 두 아이의 아버지 무함마드 아슈라프 와니(Muhammad Ashraf Wani, 38세) 역시 2016년 어느 하루 만에 삶이 무너졌다. 그는 납탄환총을 맞아 온몸에 650개의 납 조각이 박혔다. 그는 이후 아홉 번의 수술을 거쳐야 했다. 한쪽 눈은 완전히 실명되었고 다른 한쪽 눈은 겨우 30%의 시력만 남았다. 

"저는 이제 아무 일도 할 수 없어요. 하루에도 백 번씩 죽는 기분이에요. 차라리 일반 실탄을 맞는 편이 나아요. 실탄은 사람을 단 한 번 죽이지만, 이 납탄환총은 사람을 매일매일 죽이기 때문이에요." 와니는 두니아에 심경을 토로했다. 

2018년 11월, 쇼피안의 카프란(Kapran) 마을에서는 당시 생후 18개월이었던 영아 히바 잔(Hiba Jan)이 납탄환총의 최연소 피해자로 기록됐다. 아기는 어머니 마르살라(Marsala)의 품에 안겨 집 안에 있었다. 그러나 밖에서 시위대를 향해 터진 최루가스가 창문 틈으로 스며들어 실내 공기가 숨쉬기 힘들 정도로 매캐해진 찰나였다. 

단 한 발의 납 투사체가 아기의 오른쪽 눈을 그대로 강타해 각막을 찢고 시력에 가장 치명적인 부위에 박히고 말았다. 

납탄환총은 몸뿐만이 아니라 정신에도 상처를 입힌다

물리적인 상처뿐만 아니라, 살아남은 피해자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 또한 심각했다. 이는 2018년 스리나가르 정부의과대학(Government Medical College)의 연구에서 증명됐다. 

연구진은 납탄환총 피해자 380명을 조사했다. 이 중 219명은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었지만, 161명은 안구 소실, 골절, 신체 변형 등 심각한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안구 부상은 총 260건에 달했다. 안구 부상을 입은 환자 중 30.38%가 우울증을, 16.92%가 적응장애를, 13.08%가 공황장애를, 10.77%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중상을 입은 161명 사이에서도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65명으로 가장 흔한 정신 질환으로 기록되었으며, 그 뒤를 PTSD, 적응장애, 공황장애가 뒤를 이었다. 

피해자들은 압도적으로 젊은 청년층이다. 40% 이상이 10세에서 20세 사이였으며, 또 다른 40.53%는 21세에서 30세 사이다. 

이 연구는 납탄환총으로 인해 몸에 남은 상처 치유만으로 문제가 끝나지 않음을 보여준다. 많은 생존자들에게 정신적인 상흔은 수년이 흐른 뒤에도 고스란히 지속되고 있다. 

2022년 '인도 안과학 저널(Indian Journal of Ophthalmology)'에 발표된 한 연구는 2010년 카슈미르 소요 사태 당시 납탄환총 피해자들의 안구 부상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납탄환총 피해자의 30%가 안구 부상을 입었고, 그중 50%가 개방성 안구 손상을 겪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에 따르면, 납탄환총은 매우 빠르고 크기가 작기 때문에 안구에 침투하거나 구멍을 내는 관통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눈 내부나 주변에 이물질을 남겨놓을 수 있다. 진료를 받은 환자의 85.2%에 해당하는 662명을 대상으로 안와 CT 스캔이 실시됐다. 

안와 내 이물질이 발견된 환자는 415명이었고, 180명에게서는 안구 내 이물질이 확인됐다. 또 다른 204명의 환자에게서는 초자체 출혈(vitreous haemorrhage)이 관찰됐다. 

이 모든 증거들은 단 하나의 사실을 가리킨다. 납탄환총의 진짜 위험은 단순히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는 데 그치지 않고,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삶을 파괴한다는 점이다. 

고쳐 쓸 수도 없는 납탄환총의 치명적 결함 – 조준 불능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정부는 이 무기의 사용을 제한했을 뿐, 전면 금지하지는 않았다. 부상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인도 연방 내무부는 2016년 7인으로 구성된 전문가 위원회를 설치해 납탄환총 사용을 검토하도록 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전면적인 사용 금지를 권고하지 않았다. 대신 시위대가 폭력적으로 돌변하여 생명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거나 공공 안전 시설을 위험에 빠뜨리는 "극히 예외적 상황"에서만 이 무기를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을 뿐이다. 

수년에 걸쳐 무기를 개조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졌다. 엔지니어들은 탄환이 시위대의 하반신 쪽으로 향하도록 유도하는 총구 편향기를 개발했고, 펌프 액션 총기류에서 캡사이신 성분의 화학 자극탄(PAVA)을 발사할 수 있도록 돕는 총구 어댑터도 도입했다. 

1904년 설립된 서벵골주의 유서 깊은 국영 방산업체 '이샤포르 소총 공장(Rifle Factory Ishapore)'에서는 탄환이 사방으로 흩어지지 않고 특정 표적에 집중되도록 설계된 반사판을 고안해내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보완들은 무기가 가진 원초적인 결함을 끝내 고치지 못했다. 단 한 번 방아쇠를 당기면 여전히 수백 개의 독립된 납 조각들이 무작위로 방출되기 때문에, 탄환이 마지막에 가 닿는 도달 지점을 통제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대법원에 납탄환총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청원을 제출한 야쇼바르단 아자드(Yashovardhan Azad) 전 인도 정보국(Intelligence Bureau) 특별국장이자 IPS(인도 경찰 간부) 출신 인사는 이 무기가 민간 시위대를 상대로는 원천적으로 부적합하다고 주장한다. 

"방아쇠는 제어할 수 있을지 몰라도, 발사 이후의 결과는 전혀 통제할 수 없다. 탄환들은 금속 파편 소나기처럼 원뿔형 구름 모양으로 퍼지며 사방으로 흩어져 신체 모든 부위를 맞힐 수 있다." 아자드는 말했다. 

"고무탄환을 쏘더라도 다리를 겨냥해서 발사하면 덜 치명적일 수 있다. 하지만 납탄환총은 사용자가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2017년 잠무·카슈미르 지방 정부는 납탄환총으로 인해 실명한 생존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1년 후 지방 정부가 주 의회에 제출한 보고에 따르면, 인도적 차원에서 일자리를 얻은 피해자는 단 13명에 불과했으며, 약간의 재정적 지원을 받은 피해자는 22명뿐이다. 

결국 피해 당사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며 연대하기 시작했다. 

2017년, 많은 피해자들이 빈곤과 함께 극심한 자살 충동에 직면해 있는 절망적인 상황을 목격한 38세의 와니는 '납탄환총피해자복지재단(Pellet Victims Welfare Trust)'을 설립했다. 약 1,600명의 피해자를 회원으로 등록한 이 재단은 생존자들의 교육과 의료비를 지원하는 한편, 소셜 미디어를 통한 활발한 캠페인과 시위를 전개하며 인도 전역에서 납탄환총의 전면 사용 금지를 강력히 촉구했다. 

재단은 초기에는 큰 지지를 받았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후원의 손길이 점차 줄어들었다. 2024년까지 재단이 모금한 기금은 고작 90만 루피(한화 약 1,400만 원 상당)에 그쳤으며, 이마저도 피해자들에게 전액 배분됐다. 와니의 설명에 따르면, 재단에 가입된 등록 회원 중 무려 92명은 양쪽 눈을 완전히 잃은 상태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 금지 운동의 불꽃은 서서히 사그라졌다. 

"재단은 2024년 이후 마비됐다. 아무런 이유 없이 여러 기관들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다. 결국 우리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와니는 고백했다. 

납탄환총 금지 운동의 불씨는 사법부로도 이어졌다. 납탄환총생존자협회(Association of Pellet Survivors) 회장인 아미르 아흐마드 반드(Aamir Ahmad Bandh) 변호사는 잠무·카슈미르 고등법원 변호사회(J&K High Court Bar Association)가 2017년 납탄환총 사용 금지를 청구하는 공익 소송(PIL)을 법원에 제기했다고 두니아에 밝혔다. 

생존자 협회는 이후 탄원 참가 신청서를 제출하며 해당 무기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을 법정에서 입증하려 했다. 그러나 이 소송 절차는 2019년 카슈미르의 특별 자치권을 박탈한 헌법 제370조 폐지 사태와 뒤이어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표류하게 됐다.

"우리는 납탄환총이 치명적인 무기라고 주장했고 사용 금지를 청원하는 소송 참가 신청을 냈다. 하지만 헌법 제370조 폐지와 이후 찾아온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소송 진행 자체가 중단됐다." 2017년 본인 또한 납탄환에 맞아 한쪽 눈에 손상을 입은 피해자가 된 반드 변호사의 말이다. 

결국 2021년 12월, 잠무·카슈미르 및 라다크 고등법원은 "납탄환총 사용을 금지할 뜻이 없다"며 공익 소송을 기각했다. 이 결정으로 납탄환총은 인도의 공식 군중 진압용 무기고의 일부로 고스란히 남아 있게 됐다. 

지난 7월 20일 뉴델리 시위 사태가 벌어진 직후, 아자드를 비롯한 청원인들은 금속성 납탄환총이 장전된 펌프 액션 총기류를 민간 시위 진압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해 달라는 청원을 인도 대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인도 연방 대법원은 지난 7월 30일 청원을 기각하며, 경찰이 "예외적인 상황"에서 납탄환총을 사용하는 것은 민간 시위를 해산하기 위한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공권력 행사의 일환으로서 사법적으로 용인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자드는 인도에 이미 충분한 대안들이 확보되어 있다고 역설한다. 

"이처럼 다중 투사체 무기 시스템을 시위대에 사용하는 선진 민주주의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 이미 우리에게는 치명적이지 않은 다양한 진압 대안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이 무기는 전면 퇴출당해야 마땅하다." 

S.P. 바이드(S.P. Vaid) 전 잠무·카슈미르 경찰청장 또한 대법원의 이번 판결이 예외적인 극단 상황 하에서 경찰의 납탄환총 사용 권한을 공식 인정한 것임을 명확히 하면서도, 결코 시민들을 실명시키거나 살상해도 좋다는 것은 아니라고 두니아에 지적했다. 

"보안군과 경찰 요원들은 납탄환총 사격 시 고도로 숙련된 전문 훈련을 받아야 한다. 일단 방아쇠를 당기면 사방으로 뿜어져 나와 신체의 그 어떤 부위도 타격할 수 있고, 때로는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이드 전 청장은 정기적인 군중 통제 전문 교육과 모의 훈련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최소 50피트(약 15미터) 이내의 근거리에서는 납탄환총을 사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무탄환이나 고춧가루 등 진압 대안들을 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취재 이르판 아민 말릭(Irfan Amin Malik)

인도령 카슈미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취재 기자.

번역 및 편집 이슬기 (두니아 편집장, 기자) – skidolma@thedun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