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네팔 홍수, 원인은 반복되는 “히말라야 쓰나미”
By 쿤다 딕싯(Kunda Dixit)
8월 26일 수요일, 중국 국경 인근에서 네팔 시간으로 오전 8시 37분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랑탕 북사면에서 일어난 거대한 눈사태와 동시에 일어났다. 이로 인해 라수와·누와콧 지역의 보테코시강에 홍수가 발생해 160명이 사망하고 한국인 9명을 포함한 558명이 실종 상태다.
히말라야산맥의 랑탕 리룽산 정상 부근의 눈사태와 이로 인한 호수 붕괴가 이번 홍수의 원인으로 꼽힌다. 네팔에서는 몬순 기간에 연이은 히말라야 지진과 눈사태에 따른 “히말라야 쓰나미”의 심각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카트만두에서 북쪽 직선거리로 4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7,245m 높이의 랑탕 리룽(Mt Langtang Lirung)산은 이미 비극적인 재해를 경험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4월 중부 네팔을 뒤흔든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으로 인해 이 산의 남사면에서 대규모 눈사태가 발생해 아래 빙하로 떨어졌고, 그 결과 랑탕 마을이 매몰됐다. 이 사고로 최소 300명이 목숨을 잃었다.
홍수 원인은 히말라야 지진→눈사태→산사태로 이어지는 “히말라야 쓰나미”
랑탕 리룽은 네팔 영토 내에 위치해 있으며, 이번 홍수는 산 정상부에서 벌어진 눈사태로 인해 토사류가 렌데 콜라(Lhende Khola, 네팔과 중국의 국경을 이루는 강)를 가로막았다. 몬순 영향으로 수위가 이미 높아진 상태였다. 가로막혔던 호수가 곧이어 터지면서 진흙과 바위 장벽이 트리술리(Trisuli) 강을 따라 네팔 쪽으로 사납게 쏟아져 내렸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 이미지를 확인한 전문가들이 이번 홍수 원인에 대해 내린 초기 결론이다.
네팔 현지 과학자들은 지진이 북사면의 사면 붕괴를 유발한 것인지, 아니면 눈사태가 너무 거대해서 이로 인해 지진 활동이 유발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만약 미세한 지진이 홍수 원인이었다면, 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눈과 얼음이 이미 불안정해진 산을 뒤흔든 셈이 된다.
이번 홍수는 랑탕 리룽산 사면이 눈으로 무겁게 덮여 있고, 과거 영구동토층에 의해 단단히 고정되어 있던 빙하 후퇴 후의 빙퇴석들이 이미 물로 가득 포화된 몬순의 막바지 시기에 발생했다. 네팔 내부의 빙하에서 홍수의 원인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티베트 고원으로부터 발생하는 빙하호 붕괴 홍수, 영구동토층 용해, 빙퇴석 붕괴가 초래하는 국경을 초월한 재난의 장기적 위협이 고조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지진이라는 촉발 원인이 없었더라도, 최근 다음과 같은 복합적 요인들로 인해 “히말라야 쓰나미”가 잇따라 발생한 바 있다.
- 2021년 차몰리(Chamoli)
- 2021년 멜람치(Melamchi)
- 2023년 시킴(Sikkim)
- 2024년 타메(Thame)
- 2025년 보테 코시(Bhote Kosi)
2026년 8월 26일 홍수에 이르기까지이며, 이 모든 사건의 거의 대부분은 몬순 기간에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작년 7월에 이은 몬순 기간 “히말라야 쓰나미”
작년 7월 8일에 발생한 홍수는 한국인 사망자를 포함한 18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무역과 관광을 위한 네팔-중국 간의 가장 중요한 국경 검문소를 휩쓸어 갔고, 복구 작업이 막 시작되었던 네팔의 고속도로, 수력 발전소, 송전선 등을 파괴했다.
과학자들은 당시 홍수의 원인을 확대된 빙하 위 연못(supraglacial ponds)들이 하나로 합쳐지고 터지면서 하류로 토사 장벽을 흘려보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에는 중국 측이 네팔 지방 당국에 위험을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올해는 그러한 경고가 전혀 없었다. 또, 눈사태와 홍수의 발원지가 국경과 훨씬 더 가까웠기 때문에 토사류가 라수와(Rasuwa) 검문소에 도달하기까지는 단 몇 분밖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목요일 아침이 되자 공식 사망자 수는 160명을 넘어섰고, 수백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밤사이 200km 하류의 나와파라시(Nawalparasi) 지구 나라야니(Narayani) 강에서 인간의 시신, 가축의 사체, 잔해물들이 떠내려가는 것이 목격됐다.
이번 재난은 특히 기후 위기에 취약한 산악 국가들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영향과 관련해, 네팔이 국제 기후 협상에서 제기해 온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이슈를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홍수로 인한 인프라와 재산 피해는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단 몇 분 만에 보테 코시와 트리술리 강에 위치한 최소 6개의 주요 수력 발전소, 송전선, 전기 변전소가 완전히 파괴되거나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네팔의 자랑거리였던 누와코트(Nuwakot)의 25MW급 대규모 그리드 태양광 발전소는 퇴적물 속에 묻혀버렸다.
건설 중이던 다른 수력발전 프로젝트들 역시 괴멸적인 타격을 입은 상태다. 보테 코시와 트리술리 강을 가로지르는 최소 12개의 다리가 유실됐다. 이 중 일부는 하류로 70km나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으나 모두 쓸려 내려가 북쪽으로 통하는 고속도로가 단절됐다.
이번 재난은 2025년 9월에 있었던 Z세대의 시위로 조기 총선이 치러진 지 거의 정확히 1년 만에 네팔을 덮쳤다. 당시 조기 총선에서는 발렌드라 샤(Balendra Shah) 총리가 이끄는 RSP(국가독립당)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정권을 잡았다.
샤 정부는 집권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았다. 이제 초토화된 트리술리 계곡을 따라 긴급 수색 및 구조, 그리고 피해 복구라는 막중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네팔은 향후 거의 확실하게 증가할 지진 및 기후 변화 유발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 효과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네팔 영자주간 <Nepali Times> 에 의해 2026년 8월 27일 최초 보도되었으며, 허가를 받아 한국어로 번역, 재게재합니다.
취재 쿤다 딕싯(Kunda Dixit)
쿤다 딕싯은 네팔 타임즈(Nepali Times)의 전 편집장이자 현 발행인이다. 그는 'Dateline Earth: Journalism As If the Planet Mattered'와 네팔 갈등을 다룬 'A People War' 3부작의 저자이다.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저널리즘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언론 교육가이자 네팔 탐사보도센터(Centre for Investigative Journalism Nepal)의 의장을 맡고 있다.
번역 및 편집 이슬기 - skidolma@theduni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