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만 해역서 로힝쟈 난민 280명 태운 어선 전복… 끊이지 않는 '보트 피플' 참사
By 니야못 울라(Niyamot Ullah)
32026년 4월 9일, 말레이시아를 향해 가던 중 안다만 제도 인근 해상에서 280명 이상의 로힝쟈 난민을 태운 어선이 전복되어 대규모 인도주의적 참사가 발생했다.
사건의 전말은 바다에서 표류 중이던 9명의 생존자가 구조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방글라데시 국적의 상선 'MT 메그나 프라이드(MT Meghna Pride)'호가 깊은 바다에서 남성 8명과 여성 1명을 극적으로 구조해 방글라데시 해안 경비대에 인계했다.
생존자 중 한 명인 모하마드 임란(Md Imran)은 "안다만 해 근처에 다다랐을 때 배가 가라앉았고, 물탱크를 붙잡고 이틀 동안 사투를 벌인 끝에 구조되었다"며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생존자 라피쿨 이슬람(Rafiqul Islam) 역시 플라스틱 물병에 의지해 바다를 표류하다 구조되었다. 아직까지 정확한 전체 희생자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인신매매 조직의 취업 사기에 속아 끔찍한 여정에 오르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라피쿨은 4월 2일 일자리를 주겠다는 제안에 속아 테크나프(Teknaf)의 한 주택에 감금되었으며, 도망치려다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후 4월 4일 밤, 미얀마 해역과 가까운 세인트 마틴 섬 인근에서 인신매매범과 승무원을 포함해 약 280명이 좁은 어선에 강제로 탑승했다.
항해 과정은 지옥과 같았다. 인신매매범들은 난민들을 생선과 그물을 보관하는 비좁은 창고에 억지로 밀어 넣었으며, 이 과정에서 극심한 과밀과 산소 부족으로 약 25~30명이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신매매범들은 "이동을 거부하면 배를 가라앉게 하겠다"고 난민들을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비극의 이면에는 로힝쟈인이 처한 절망적인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2017년 미얀마 군의 대대적인 학살과 성폭력, 방화 등을 피해 70만 명 이상의 로힝쟈인이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Cox’s Bazar) 난민 캠프로 피신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규모인 이 난민촌은 심각한 인구 과밀, 식량 부족, 치안 불안 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 4월부터는 식량 지원금이 1인당 월 7달러 수준으로 대폭 삭감되면서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법적 지위도, 일자리도, 미래도 없는 로힝쟈 난민들은 생존을 위해 절박함을 악용하는 인신매매범의 표적이 되어 목숨을 건 위험한 해상 항해에 내몰리고 있다. 현지 활동가들은 안전과 인권, 존엄한 생활 조건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의미 있는 개입이 없다면, 이러한 끔찍한 참사는 세계의 침묵 속에서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글 니야못 울라(Niyamot Ullah)
니야못 울라(Niyamot Ullah)는 현재 콕스바자르 난민 캠프에 거주하고 있는 로힝쟈 난민이자 화학 교사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