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뷰] 태국 군부와 극우세력의 정치적 도구가 된 ‘국경분쟁’

[두터뷰] 태국 군부와 극우세력의 정치적 도구가 된 ‘국경분쟁’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지대인 프레아 비히어(Preah Vihear) 사원 주변에 다시 총성이 울리고 있다. 2008년 국경분쟁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이번 갈등은 겉보기에 영토를 둘러싼 국가 간 자존심 대결처럼 보이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태국 내부의 복잡한 정치 공학이 얽혀있다. 단순한 국경분쟁을 넘어, 태국 보수 왕정주의 엘리트 정치 세력과 군부 파벌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민족주의'라는 오래된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이다.

두니아의 심층 인터뷰 코너 두터뷰에서 최근 타이-캄보디아 국경에서 벌어지는 무력 분쟁을 어떻게 기획하고 확산했는지 분석한다. 특히 민간 정부의 외교적 해결 의지를 무력화하고, 위기 관리 전권을 장악한 군부의 전략을 파헤친다. 소셜미디어로 확산된 극우민족주의 서사가 대중의 시선을 태국 내부 정치 실패라는 본질적인 문제에서 국경분쟁이라는 애국적 민족주의의 소모적 광풍에 빠져들게 만든 매커니즘을 추적했다.

나아가 태국의 탁신과 캄보디아 훈센 가문의 특수한 관계를 겨냥한 '탁신은 캄보디아 매국노' 프레임의 실체와, 2026년 2월로 예정된 타이 총선에서 애국주의 카드를 꺼내든 정치인들의 계산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국경 폐쇄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와 무력 충돌로 인한 국방비 부담 등 경제적 손실과 인명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이다. 이런 소모적 영토 분쟁을 끝낼 현실적인 해법은 무엇인지 지난 2025년 12월 18일, 두니아 이슬기 기자가 태국 싱크탱크 ‘전략정책연구소(Institute for Strategic Policy)’ 창립위원이자 언론인 수팔락 간자나쿤디(Supalak Ganjanakhundee)와 화상 인터뷰를 했다.

2008년의 갈등과 올해 프레아 비히어 사원 주변에서 발생한 갈등의 차이점은?

=사실 모델은 거의 같지만 규모가 다르다. 이번 갈등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거의 똑같다. 태국과 캄보디아 사이 시대착오적인 국경 문제는 보수 엘리트, 기득권층, 우익 집단이 정치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싶을 때면 언제든 갈등을 점화하는 수단으로 쓰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우익 파벌이 저지른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작년 태국 정치를 면밀히 추적했다면, 그들이 처음에 태국만의 대륙붕 영유권 주장을 제기하고, 따므안톰(Ta Moan Thom) 사원과 총복(Chong Bok) 지역을 캄보디아와 분쟁을 유발하는 트리거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군부는 그 상황을 이용했다. 아마 그들은 상황을 아주 잘 알았을 것이고, 5월 28일 우본 라차타니의 총복 국경분쟁 지역에서 15분간의 짧은 충돌을 의도적으로 부각하고 강화했을 수도 있다.

이번 국경분쟁에 대한 군의 대응을 어떻게 보나?

=장군들은 국가 안보 문제를 부각하며 당시 프어타이(Pheu Thai) 정부로 하여금 6월 초에 캄보디아의 이른바 '공격적 태도'에 대응해 국경 제한 조치를 승인하도록 강요했다. 그 후 6월 8일 캄보디아 측이 긴장 완화와 현 상태로의 철수를 논의하기 위해 지역 사령관 회담에 동의했을 때, 태국 측은 긍정적인 응답을 거부했다. 내가 정확히 기억하기로 정부는 6월에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했고 현장 사령관(제2군 및 제1군 사령관)에게 추가 제한 조치를 내릴 권한을 부여했다.

6월 8일, 현장 사령관이 지역 회담을 가졌고 참호를 메우고 철수하기로 합의했지만, 태국 측은 아무런 응답이 없었고 국경은 여전히 제한된 상태였다.

결국 그것이 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를 화나게 했다. 훈센과 당시 태국 총리 패통탄(Paetongtarn) 의 통화 내용을 보면, 훈센이 강조하는 핵심 쟁점은 국경을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패통탄은 "그럴 수 있다"고 말하려 했지만 군부가 국경 개방을 반대했고, 패통탄은 장군들이 자신의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이라고까지 말했다. 이 내용은 군부가 국경분쟁을 전략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활용할 때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보여준다.

군부가 국경 통과를 허용하지 않고 개방 시간을 제한하기 때문에 국경을 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졌다. 그것이 갈등의 시작이다. 다음에는 지뢰 사고가 발생했다. 지뢰는 나에게 큰 의문이다. 알다시피 캄보디아와의 국경 지대는 베트남군이 캄보디아를 점령한 10년 동안 매설한 대인지뢰가 가득한 땅이다.

태국과 캄보디아 모두 오타와 협약 가입국이다. 지뢰를 제거할 의무와 약속이 있지만 아직 끝내지 못했다. 그런데 태국 군인이 그 지뢰를 밟아 부상을 입자, 태국은 캄보디아와의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했고 캄보디아는 더욱 부정적으로 반응하며 외교 관계를 대사급에서 공사나 서기관급으로 격하시켰다. 외교 채널이 끊기자 군부가 모든 것을 장악하게 되었다. 군부가 위기 관리 업무를 넘겨받은 것이다. 군부가 모든 것을 하는 동안 정부는 그저 가만히 앉아 군부가 원하는 일을 승인할 뿐이다. 

극우 민족주의 물결 미디어도 한몫한다고 들었는데 어떤가?

=매우 중요한 점은 군부가 미디어를 통해 분위기와 서사를 설정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지형이 바뀌었다. 그들은 소셜미디어와 그 계열사들, 그리고 비국가 행위자를 동원해 태국 전역에 민족주의 정서와 반(反)캄보디아 감정을 부추긴다. 군은 미디어를 통해 서사를 관리한다. 이제 영문 매체인 '더 네이션(The Nation)'이나 '방콕 포스트(Bangkok Post)'를 봐도 모든 것을 군사적 관점이나 전술적 전쟁 관점에서 보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당시 미디어를 통해 수많은 군사적 서사가 흘러나갔다. 그런 의미에서 군부가 위기 관리부터 외부 침략이나 캄보디아의 공격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수호자'라는 서사까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손디 림통쿨(Sondhi Limthongkul)이나 '태국 개혁을 위한 학생 및 시민 네트워크' 같은 극우 활동가들이 두드러진다. 그들은 '잃어버린 영토' 서사를 되살리려 하는데, 일종의 역사 수정주의처럼 보인다. 단순 영유권 주장이 것이 아니라 민간 국내 기관의 정당성을 떨어뜨리고 군부가 갈등과 국내 정치에 개입할 길을 열어주려는 것 같다. 이러한 극우 집단과 활동가들의 움직임을 어떻게 보는가?

=실질적인 면에서 그들의 움직임은 군부 지원을 받지 않는 한 그리 강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국가적 서사, 특히 '영토 상실' 서사를 건드리는 데 매우 능숙하다. 그들은 '역사적 고통'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여 태국인들 사이 감정을 고조시키고, 자신들보다는 군부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한다. 그들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부터 캄보디아에 영토를 빼앗겼다는 역사적 맥락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 한다.

그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피분 송크람(Phibun Songkhram) 시절 태국이 5년 동안 점유한 캄보디아 내부 영토가 태국 소유였다고 생각하며, 당시 태국 왕국과 샴 왕국의 역사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역사적 고통'이라고 부른다. 특히 프레아 비히어(Preah Vihear) 사원과 관련해 그 영토를 잃었다는 거다. 그래서 캄보디아가 국제사법재판소(ICJ)를 언급할 때마다 극우민족주의 집단은 그 고통을 잘 건드린다. 그들은 이것을 정치적 도구로 삼아 태국 내 민족주의와 반캄보디아 정서를 촉발하고 군부를 지원하게 만든다.

한국의 경우에도 극우 정치 집단이 성장하고 있고, 심지어 작년 계엄령 선포를 찬양하기도 했다. 이것이 하나의 흐름이 되고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다. 동남아시아에도 비슷한 경향이 있나?

=동남아시아도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민족주의 서사는 우리의 불안감을 덮고, 역사적 고통을 가리는 정치적 도구가 필요할 때마다 매번 수정 재사용된다. 태국이 그렇다. 태국은 정치적 후퇴, 경제적 쇠퇴를 항상 겪고 있다. 모든 부문에서 정부의 실패에 직면해있다. 

아누틴(Anutin) 정부를 봐라. 아누틴은 스캠 센터(사기 센터) 단속에 실패했다. 그래서 민족주의와 극우 아이디어가 다시 고개를 든다. 우리의 관심을 실패로부터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서다. 모든 것을 캄보디아 탓으로 돌릴 때가 된 거다. 태국 관점에서 캄보디아는 모든 악의 중심처럼 묘사한다. 우익도 이런 목적으로 민족주의 서사를 이용한다.

이런 일은 캄보디아에서도 일어난다. 간략히 설명하면 훈센은 스캠 센터 단속 실패를 덮고 싶어 한다. 캄보디아는 유엔 보고서에서 동남아시아의 주요 스캠 센터 중 하나로 지목됐고 중국의 단속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국경 지역 무력 분쟁을 이용한다. 미얀마에서도 야권과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기 위해 국가적 단결과 군부 역할을 강조한다. 필리핀에서도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을 때 우익 서사가 등장한다. 내가 알기로 이런 경향은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재 프어타이당 주도 정부가 캄보디아 훈센 가문과 너무 가깝다는 비난을 받으며 "나라를 팔아먹고 있다"는 프레임에 갇혀있다. 왜 이 프레임이 여전히 대중에게 공감을 얻는다고 생각하나?

=태국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탁신과 훈센, 이 두 가문은 매우 가깝고 오랫동안 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이들 관계는 1993년 역사적인 선거 이후 훈센이 집권할 때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탁신은 캄보디아 서부 지역에 투자한 사업가였다. 나중에 탁신이 총리가 되었을 때 프놈펜에서 반태국 폭동이 일어나 태국 대사관과 사업체들이 공격받았는데, 당시 탁신은 상황을 잘못 처리했다며 훈센을 비난했다.

결국 훈센은 모든 상황을 수습하고 보상했다. 2006년 쿠데타로 탁신이 축출되고 방콕에서 레드셔츠의 시위와 탄압이 있었을 때도 관계는 이어졌다. 탁신 가문이 선거로 다시 권력을 잡았을 때, 탁신은 훈센의 도움에 대한 보답이 필요했다. 그래서 태국만의 해상 경계 분쟁 지역에서 탄화수소 자원을 공동 개발하자는 협력을 요청했다. 우리는 이미 2001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협상을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탁신은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없었다. 우익 집단이 제기하는 '탁신은 캄보디아와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그의 측근이 태국만의 이권에 관심이 있다'는 이슈 때문이다. 그래서 우익이 이 문제를 제기하면 사람들에게 먹힌다. 국가 이익을 희생하면서 사익을 챙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프어타이 정부는 경제, 무역, 인프라, 노동, 교육 등 양국의 상호 이익을 위한 수많은 MOU에도 불구하고 어떤 협력도 진전시키지 못했다. 모든 것이 우익, 특히 군부 내 파벌 반대에 부딪혔다. 그들은 공개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우익 단체를 이용해 태국만 중첩구역(OCA)에 대해 거래하지 않겠다는 아이디어를 내게 했다. 그들은 해상 분쟁 협상 틀인 2001년 MOU를 폐기하라고 요구한다. 이것이 왜 프어타이 정부가 캄보디아와의 거래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는지 설명해준다.

유출된 패통탄과 훈센의 통화 내용은 극우 디지털세력에 의해 너무 과도한 '마녀사냥' 대상이 된 것 같다. 디지털 극우민족주의와 반(反)친나왓(Anti-Shinawatra) 정서 사이의 시너지가 정치 지형을 바꾼 것 같다.

=그 전화 대화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유출한 것 같다. 훈센은 갈등 상황에서 무역과 국경 통과를 재개하기 위해 국경을 다시 열어달라고 매우 화가 난 상태로 요구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태국산 소비재에 크게 의존하고 농산물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달에 10억 바트 규모다. 자그마치 한 달에 10억 바트, 양측 모두에게 엄청난 손실이다. 그래서 훈센은 패통탄의 반응에 정말 화가 났다. 그 통화 내용이 그런 상황을 반영한다. 하지만 우익에게 그 통화는 훈센이나 캄보디아 지도자를 절대 믿어서는 안 된다는 그들의 생각을 확인시켜주었다. 그들이 우리를 협박하려 한다고 보는 것이다. 법적으로 말하면 총리가 그런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패통탄이 전 총리에게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 외교적으로는 현직 총리인 훈마넷이 아닌 그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건 것이 결례일 수 있다. 법적으로는 태국 법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국가 존엄성, 성실성, 그리고 정치인의 윤리 측면에서는 문제가 된다. 우리 헌법상의 태국 정치인 표준에 비추어볼 때 그렇다. 그래서 큰 싸움이 된 것이다.

디지털 극우민족주의와 반친나왓 정서 사이의 이러한 시너지는 현재나 미래의 태국-캄보디아 외교 관계에 영향을 줄까?

=절대적으로 그렇다. 태국이 대캄보디아 외교 소통 채널을 다시 구축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지금도 외교 관계는 격하된 상태다. 대사는 여전히 방콕에 있고, 프놈펜 대사관은 낮은 급의 서기관 수준에서만 운영된다. 정식 외교 소통이 없다. 우리는 아세안(ASEAN), 미국, 중국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휴전 협정을 이행하려 할 때 우리는 안와르 총리(말레이시아)나 때로는 트럼프 대통령 전화에 의존해야 한다. 우리만의 외교 채널이 없다.

우리 장관들이 유엔이나 아세안 회의에서 만나긴 하지만,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정부 지침을 기다려야 하고, 정부는 외교관에게 전권을 주기보다 상황을 살핀다. 일반국경위원회(GBC), 지역국경위원회(RBC) 등 많은 양자 메커니즘이 있지만,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정치적 의지가 부족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양측 모두 외교적 방법보다는 군사적 행동에 의존한다. 지금으로서는 외교 채널을 다시 시작하기가 매우 어렵다. 양측이 휴전 협정에 동의하고 정상 궤도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외교 관계를 군사적 행동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쓰고 있다. 유엔이나 오타와 협약 등에서 서로 자기 정당성만 주장한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 마주 앉을 공통분모를 찾지 못하고 있다.

태국 보수파는 항상 왕실을 영토의 최종 수호자로 묘사한다. 보수 운동이 왕실의 권위를 빌려 국경 문제와 연결하는 방식에 있어 과거와 비교해 변화가 보이나?

=이번에는 전 제2군 사령관인 쿤 분신(Koon Bunsin)이 국왕에게 현장 작전 상황을 매일 보고해야 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자 그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군부가 정부가 아닌 왕실에 보고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왕실에 종속되어 있으며 왕실과 군주제 수호자처럼 행동한다. 우리에게 국가와 군주제는 같은 것이다. 국가를 지키는 것이 곧 왕좌를 지키는 것이다. 그 서사 속에서 군부 편에 서는 것은 자동으로 국왕에 충성하는 것이 된다. 군주제는 태국의 핵심 기관이다. 군부의 서사에서 국가와 군주제는 하나다.

아누틴 총리는 현재 태국 내 극우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나?

=아누틴 본인도 우익이다. 그는 왕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언제나 군부의 말을 듣고 결코 저항하지 않는다. 아누틴은 군부의 보호가 필요하다. 그는 군부를 지휘할 수 없지만, 군부는 그의 정부를 지휘한다. 국경 관리만 봐도 군부가 처리하고 있다. 민간 정부라면 국경 개방 시기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다.

국경 문제는 무역, 경제 발전, 그리고 한국이나 일본 투자자 공급망과도 연결되어 있다. 태국 동부 해안을 생산 기지로 사용하고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잇는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총리는 군사 작전만 생각하는 것 같다. 국경 보안과 관리에는 경제, 무역, 인적 교류, 외국인 투자 등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데 말이다. 최근 태국 당국은 태국에서 라오스로 국경을 넘어가려던 석유 트럭 100여 대를 차단하고 압수했다. 편집증적인 반군사적 태도 때문이다. 그 연료가 캄보디아로 재수출될 것이라고 의심한 거다. 경제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라오스 장관은 우리가 오랫동안 태국 연료를 사온 좋은 고객인데 왜 막느냐고 항의했다. 캄보디아로 수출하지도 않는데 말이다. 이런 게 바로 편집증이다.

그는 직접 국경을 방문해 강경한 메시지를 냈다. 다음 총선에서 이 애국주의 메시지를 이용하려는 것 같은데.

=그렇다. 보통 이런 걸 '카키 선거(Khaki election)'라고 부른다. 전쟁 중에 지도자가 국가적 단결과 방어를 외치며 정치적 지지를 얻는 현상을 말한다. 아누틴도 같은 전략으로 2월에 있을 선거에서 민족주의 정서를 이용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본다. 나라를 지키고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전쟁으로 집과 재산을 잃은 사람에게 보상을 해주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선거가 다가오면 사람들은 "전쟁은 언제 끝나느냐"고 물을 것이다. 아누틴은 캄보디아인과 평화롭게 살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우리는 이웃이고 서로를 떼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2008년 국경분쟁 사례와 비교해보면, 당시 민주당 아피싯 정부도 캄보디아를 상대로 민족주의 카드를 썼지만 결국 선거에서 프어타이당에 졌다. 이번에도 아누틴이 민족주의를 이용해 이득을 볼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전쟁을) 곧 끝내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실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내 수입은 어디 갔느냐, 부서진 집은 누가 보상하느냐"고 불평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미 지역 주민들은 언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고 묻고 있다. 선거까지 한 달 남짓 남았는데, 나는 군사 작전이 신년 전에는 끝나야 한다고 본다. 1월 한 달 동안 정부는 모든 것을 정상화하고 국경을 열어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아누틴이 보상을 위한 예산을 찾고 이를 잘 관리한다면 이득을 보겠지만, 실패한다면 민족주의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현재 타이-캄보디아 국경 폐쇄와 무력 분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얼마나 되나?

=지금의 정부와 군부가 왜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지 이해하기도 설명하기도 어렵다. 캄보디아 국경을 닫으면 (농업을 포함해 전부문 교역에서) 한 달에 600억 바트를 잃고, 군사 작전에는 하루에 10~20억 바트가 든다. F-16 전투기 비행 시간당 비용이 엄청나다. 경제와 국경 주민을 희생시키면서 왜 캄보디아와 싸워야 하나? 합리적인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태국의 현재 대응은 그저 "우리는 대화하지 않겠다, 대화하고 싶으면 우리 앞에 무릎부터 꿇어라"는 식이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경로는 무엇일까?

=미국이나 중국에 의존해야 할 것 같다. 워싱턴이 실패한다면 중국이 개입할 것이다. 중국은 캄보디아 남부 해군 기지 등 막대한 이해관계가 있고 태국 군부에도 잠수함 등 무기를 판다. 베이징은 "싸우지 말고 평화롭게 지내라"고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양측 모두에 무기를 공급할 수도 있으니까.

또 다른 점은 태국이 더 이상 피해를 감당할 수 없을 때 끝날 것이다. 전장에서 죽어가는 군인 대부분은 가난한 시골 출신 하급 병사다. 경제성장은 계속 둔화하고 있다. 태국 사람들이 더 이상 고통을 견딜 수 없을 때 정부에 멈추라고 요구할 것이다. 군 총참모장은 캄보디아의 군사 능력을 파괴하고 싶어하지만, 우리 군은 그럴 능력이 없고 비용도 너무 많이 든다. 결국 우리는 더 이상 분쟁을 감당할 수 없다는 합리적인 계산을 해야 한다. 국제법과 조약, 지도를 바탕으로 평화롭게 해결할 도구는 이미 다 마련돼있다. 프놈펜과 방콕의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된다.

모든 메커니즘과 채널이 있고 미국과 중국의 지지도 있다. 모두가 평화를 원한다. 사람들이 죽고 집이 파괴되고 수입이 끊겼다. 대피소에 일주일 넘게 있는 사람들은 수입이 절실하다. 특히 지금은 고등학생이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시기다. 기말고사도 다가오고 있고. 학생들에게는 책을 읽고 시험을 준비할 평화로운 상황이 필요하다. 태국은 더 이상의 파괴와 피해를 감당할 수 없다.

인터뷰 및 번역: 이슬기 skidolma@thedunia.org

카피에디팅: 조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