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사익 추구' 기소 사실, 캄보디아 왕실 칙령서 실체 드러나
민중기 특검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기소에 적시한 '사익 추구' 정황이, 두니아가 입수한 캄보디아 왕실 칙령 등 다수 현지 공식 문건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윤 전 본부장 항소심 선고가 오는 4월 27일로 예정된 가운데, 종교 지위를 이용해 막대한 해외 부동산 개발을 추진하고 개인 투자회사를 설립한 구체적인 물증이 드러난 것이다.
앞서 지난 4월 3일 열린 윤 전 본부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등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특검은 징역 4년을 구형하며 “피고인은 통일교 세계본부장 지위에서 범행을 주도했고, 공적 업무 수행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흔들었다”며 “사익도 추구한 특수성이 양형에 적극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검의 이 같은 주장은 윤 전 본부장의 캄보디아 행적을 담은 왕실 칙령과 기업 등록 자료 등으로 명확히 뒷받침된다.
훈센 총리와의 두터운 신뢰…왕실 칙령으로 훈장 받아
2021년 10월 23일과 27일 자 가정연합 내부 ‘참어머니 특별보고서’(일명 TM보고서)에 따르면, 윤영호 전 본부장은 캄보디아 국빈 방문 당시 훈센 총리와 예정 시간을 넘어 1시간가량 독대를 가졌다. 참어머니 특별보고서는 이를 두고 “역사적인 MOU 서약서에 사인”하는 등 큰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해당 문건은 그가 훈센 총리를 성공적으로 설득해 '남북 평화 서밋'의 돌파구를 열었다고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캄보디아 왕실 공식 문서에서도 확인된다. 두니아가 입수한 2021년 10월 12일 자 캄보디아 왕실 칙령에 따르면, 캄보디아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은 훈센 당시 총리 요청에 따라 윤영호에게 '사하메트레이 훈장 대장교장(Moha Sena)'을 직접 수여했다.
이 훈장은 캄보디아 국가 발전에 기여하거나 인도주의적 활동을 펼친 외국인에게 주는 최고 권위의 우호 훈장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의료봉사를 했던 의료인과 박정욱 전 캄보디아 대사 등이 수여한 바 있다.

통일교 내부 문건으로 드러난 7500억 원대 '메콩피스파크' 프로젝트와 SPC 설립 추진
캄보디아 정부의 신뢰를 바탕으로 윤 전 본부장은 캄보디아에서 천문학적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및 부동산개발 사업을 구상했다.
2021년 12월 18일 자 참어머니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메콩피스파크(Mekong Peace Park)' 프로젝트는 대지 가치 2300억 원, 건물 5200억 원가량의 1차 예산이 책정된 초대형 사업이다.

해당 문건은 이 부지에 호텔, 컨벤션센터뿐만 아니라 아파트까지 건립하는 수익성 부동산 개발을 구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2021년 10월 23일 자 참어머니 특별보고서에는 피스파크 프로젝트 외에도 리조트 및 통일교 계열사인 일화 관련 사업 진출도 결의 사항에 포함됐다.
이 사업의 실체는 이른바 ‘통일교 재판’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13일 열린 공판에서 2025년 5월 30일 자 선원건설 내부 보고서가 증거로 공개됐다. 이 보고서에는 메콩피스파크 프로젝트가 '골든아일랜드(Golden Island)' 개발 사업으로, 캄보디아 아시아비전인스티튜트(Asia Vision Institute) 주도하에 민관합작투자(PPP) 방식으로 추진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해당 사업의 투자자 구성안에서 개발 주체는 캄보디아 정부, 아시아비전인스티튜트, 통일교,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자원공사(KIND)이고, 건설 주체는 선원건설 및 국내 메이저 건설사이며 금융은 국내외 금융투자자로부터 조달하는 방식으로 확인됐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부터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계열 건설사인 '선원건설'을 동원해 사업 대상지 지질 조사 및 캄보디아 정부 기관(NPWT 등)과의 협의를 주도했다.
또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자원공사(KIND) 및 국내외 금융투자자까지 끌어들이는 거대한 투자 구조를 직접 기획했고, 훈 마넷으로 정권이 이양되기 전인 2023년 초에는 선원건설과 설계사가 현지 조사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 대형 프로젝트 투자를 유치하고 실행하기 위해 해외 투자 규제를 우회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설립도 치밀하게 추진했다. 2023년 1월 18일 자 참어머니 특별보고 문건에 따르면, 윤영호 측은 캄보디아 속 시파나(Sok Siphana) 법률회사 및 미국 워싱턴D.C. 소재 법률사무소인 Miller & Chevalier 등과 협력해 SPC 등록을 구체적으로 추진했다고 나타났다.

자기 이름을 딴 법률회사를 운영하는 속시파나(Sok Siphana) 씨는 캄보디아 변호사로 현재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자문으로 일한다. 그는 ‘아시아비전인스티튜트’를 통해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는데, 민간 투자 및 정책 싱크탱크를 표방하는 이 단체는 참어머니 특별보고 문건에 모두 27차례 등장한다.
이 단체는 가정연합이 캄보디아에서 피스서밋(PEACE SUMMIT)을 열 때 공동 주최한 단체로, 캄보디아 정부와 가정연합 사이 가교 역할을 했다고 추정된다.
캄보디아 기업 등록 자료에 명시된 '캄보디아 국적'과 독자 법인 설립
윤 전 본부장이 종교단체 대리인 역할을 넘어,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하고 개인 사업에 나섰다는 점이 눈에 띈다.
두니아가 입수한 2022년 7월 캄보디아 왕실 칙령 문건에는 윤 전 본부장의 국적 변경(귀화)을 뒷받침하는 법적 조치를 한 사실이 들어있다. 훈센 당시 총리가 요청해 국왕이 승인하는 형식으로 윤영호의 캄보디아 국적 취득이 이뤄졌다.

2024년 8월 16일 자로 캄보디아 기업 등록처가 접수한 공식 법인 정보에 따르면, 윤영호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SH 돌핀 인베스트먼트(SH DOLPHIN INVESTMENT CO., LT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 법인의 이사회 의장(Chairman of the board of directors)은 윤영호 본인이며, 해당 등록부상 그의 국적은 대한민국이 아닌 '캄보디아(Cambodia)'로 기재되어 있다.

이 회사 등록 주소는 아시아비전인스티튜트 사무실과 동일한 곳으로 확인됐다. 윤영호를 대표로 하는 메콩피스파크 프로젝트 관련 특수목적법인이 캄보디아에 등록됐다는 사실은 김건희 씨 판결문에서도 교차 확인된다.

이 일련의 기록은 윤영호 전 본부장이 캄보디아 정부와의 교류를 발판삼아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하고, 현지에서 투자회사를 설립해 대규모 사업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윤 전 본부장 측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글 이슬기 skidolma@thedunia.org
카피 에디팅 조연우
